금융당국, 이자부담 경감을 주문…은행권, 연내 상생안 발표키로

금융당국, 8개 금융지주 회장단과 간담회
횡재세 논란 거론하며 은행에 상생금융 압박
"건전성 해치지 않는 최대한 범위로 이자 낮춰라"

시사 앤 뉴스 승인 2023.11.21 06:41 의견 0
김주현 금융위원장과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김주현 금융위원장과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이날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에서 금융지주 회장단과 20일 간담회를 가졌다.

윤석열 대통령의 은행 비판을 계기로 재부각된 상생금융과 관련해 금융당국이 금융지주 회장들에게 국민 눈높이에 부합할 수준의 이자부담 경감을 주문했다.

금융지주 회장들은 이자부담 경감을 비롯한 은행의 사회적 역할 확대를 약속했으며 연내 상생안을 내놓기로 했다.

간담회에서 금융당국 수장들은 은행의 역대급 이자이익을 거론하며 자영업자·소상공인을 비롯한 국민들의 고금리 고통을 지적했다. 야당이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국회의 횡재세 논의까지 언급하며 은행 압박 수위를 높였다.

실제 금감원이 이날 발표한 '2023년 3분기 국내은행 영업실적(잠정)'에 따르면 올 들어 9월말까지 국내은행의 누적 당기순이익은 19조5000억원으로 전년동기(14조1000억원) 대비 38.2%(5조4000억원) 증가했다.

특히 국내은행들은 올 들어 3분기까지 이자이익으로만 44조2000억원을 벌어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년동기(40조6000억원) 대비 8.9%(3조6000억원) 증가한 것이다.

김 위원장은 모두발언에서 "단기간 급격히 늘어난 이자부담 등으로 우리경제를 바닥에서부터 떠받쳐온 동네·골목상권 붕괴가 우려되는 상황에서 금융권, 특히 은행권은 역대급 이익이 지속되는 상황"이라며 "금융권의 역대급 이자수익 증대는 국민들의 입장에서는 역대급 부담 증대를 의미한다"고 꼬집었다.

특히 "여러분들이 나름대로 ESG 경영을 내걸고 사회공헌 노력을 추진해 왔지만 금융업계에 대한 부정적 인식으로 인해 국회에서도 속칭 횡재세 관련 법안이 발의되고 있다. 금융당국으로서는 대내외 불확실성을 감안해 유연하고 정교하게 대응해야 하는 금융산업에 대해 국회 입법 형식으로 접근하는 것이 적절한지에 대해 많은 우려가 있다"며 횡재세를 거론했다.

이어 "(횡재세 논란은) 결국 우리 업계가 어떻게 대응하는가에 달려있는 문제라 생각한다"며 "현재 고금리를 부담하고 있는 자영업자·소상공인 등의 절박한 상황을 고려해 금융회사의 건전성을 해치지 않는 최대한의 범위 내에서 코로나 종료 이후 높아진 이자부담 증가분의 일정 수준을 직접적으로 낮춰줄 수 있는, 체감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해달라"고 주문했다.

금융회사가 건전성을 해치지 않고 감내할 수 있는 최대한의 이자부담 경감 방안을 요구한 것이다.

이 원장도 모두발언에서 "그동안 각 금융회사별로 상생노력을 기울여왔으나 최근 국회에서는 산업의 근간을 흔들만큼 파격적인 횡재세 입법 논의까지 거론될 정도로 여론이 나빠진 상황"이라며 국회에서의 횡재세 입법 논의를 고리로 상생금융을 압박했다.

이 원장은 " 다행히도 과거 어느때보다 우리 금융권이 양호한 건전성과 수익성을 유지하고 있는 만큼 업계 스스로 국민들의 기대수준에 부합하는 지원방안을 마련해주시길 부탁드린다"며 "지원방안이 부작용 없이 원활히 시행될 수 있도록 세심하게 관리해 주시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또 "우리 금융권의 가장 중요한 역할은 탄탄한 건전성을 바탕으로 실물경제에 대한 자금중개 기능을 충실히 하는 것이므로 건전성을 지키면서도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충분한 수준의 지원방안을 마련하는데 지혜를 발휘해야 하겠다"고도 했다.

김 위원장과 이 원장은 은행의 지배구조 개선과 내부통제 강화도 주문했다.

김 위원장은 "금융지주회사 발전을 위한 규제개선들은 건실한 내부통제와 투명하고 공정한 지배구조가 뒷받침 돼야 추진동력을 얻을 수 있다"고 했으며 이 원장은 "상생노력 외에도 중대하고 반복적인 금융사고 및 소비자 피해를 예방하기 위한 내부통제 개선 노력도 CEO 주도로 지속 추진해 국민 신뢰를 더욱 높여나가달라"고 했다.

이같은 금융당국의 상생금융 주문에 8개 금융지주 회장들과 은행연합회는 자영업자 및 소상공인 이자부담 경감을 위해 공동의 사회적 역할 확대를 추진키로 결정했으며 향후 발생할 이자부담의 일부를 경감하는 방식을 적극 검토키로 했다.

금융지주들은 은행 자회사와의 추가 논의를 거쳐 국민들의 기대와 눈높이에 맞출 수 있는 세부적인 지원규모 등 최종방안을 조속히 마련해 연내 발표할 예정이다.

한편 이날 간담회에는 이석준 농협금융·진옥동 신한금융·임종룡 우리금융·함영주 하나금융지주 회장과 오는 21일 회장 취임을 앞둔 양종희 KB금융지주 부회장 등 5대 금융지주 회장단, 빈대인 BNK금융·김기홍 JB금융·김태오 DGB금융지주 회장 등 지방 금융지주 회장, 이태훈 은행연합회 전무 등이 참석했다.

허재원 기자 news7catm@gmail.com

저작권자 ⓒ 시사 앤 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