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사고 관련, 시장도, 장관도, 구청장도 공식 사과 …"국민께 송구"

오세훈 "서울시장으로 사고에 대해 무한 책임 느껴"
박희영 용산구청장 "참담한 사고에 국민들께 송구"
이상민 행안장관 "주무 부처 장관으로 심심한 사과"

시사 앤 뉴스 승인 2022.11.02 08:32 | 최종 수정 2022.11.02 08:51 의견 0
오세훈 서울시장이 1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시청 브리핑룸에서 '이태원 사고'관련 입장발표를 하며 눈물을 흘리고 있다. 2022.11.01.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에 이어 오세훈 서울시장과 용산구청장 등 지방자치단체장들도 서울 이태원 사고와 관련해 공식 사과했다. 참사 발생 사흘 만이다.

오 시장은 1일 오후 서울시청 브리핑룸에서 열린 이태원 사고 관련 입장발표를 통해 "시민의 생명을 안전을 책임지는 서울시장으로 이번 사고에 대해 무한한 책임을 느끼며 깊은 사과를 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오 시장은 유럽 순방 중 이태원 사고 소식을 듣고 예정보다 하루 이른 지난달 30일 긴급 귀국해 현장을 챙겨왔다.

오 시장은 "가족과 부상자, 모든 시민들이 일상을 회복할 때까지 모든 행정력을 투입해 최선을 다하겠다"며 "현재 장례를 치르는 유가족에게 전담 공무원을 배치해 도와주고 있고, 전문가 심리치료도 지원하고 있다. 어려움을 겪고 계신 유족분들을 지속 지원하겠다"고 했다.

예정에 없던 입장발표에 나선 오 시장은 기자회견 도중 눈물을 글썽이며 울음을 터뜨렸다. 오 시장은 "어제 찾아 뵈었던 국립 의료원에 20대 딸을 둔 분이 위로의 말씀을 전하자 '우리 딸은 살아날 것이다', '그렇게 믿고 있다'고 말씀 하셨는데…"라면서 뒤로 돌아선 채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 눈물을 닦으며 잠시 숨을 고른 그는 "오늘 아침에 돌아가셨다는 말씀을 들었다"며 "사죄의 말씀이 늦어 죄송하다"고 말했다.

다만 사고 책임 소재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오 시장은 "수사기관의 수사가 계속될 것이고 자연스럽게 책임 소재가 밝혀질 것"이라며 "수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그 부분에 대해 언급하는 것은 순서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태원 관할 구청인 용산구 박희영 구청장도 이날 공식입장문을 통해 공식 사과했다. 앞서 박 구청장은 "구청에서 할 수 있는 역할은 다 했다"고 말했다가 여론의 뭇매를 맞기도 했다. 박 구청장은 "갑작스러운 사고에 자식을 잃은 유가족 여러분을 생각하면 저 역시 애통한 마음을 금할 수 없다"며 "관내에서 발생한 참담한 사고에 대해 구청장으로서 용산구민과 국민 여러분께 매우 송구스럽다"고 말했다.

박희영 용산구청장이 지난달 31일 서울 용산구 녹사평역 광장에 마련된 이태원 압사 사고 합동분향소를 찾아 조문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2.11.01

그러면서 "구청장으로서 모든 행정력을 동원해 부족함이 없도록 최선을 다해 수습에 힘쓰겠다"며 "애도기간이 끝나고 사고수습이 완료되면 구청 차원에서 사전 대응에 미흡한 부분이 없었는지 꼼꼼히 확인하고 향후 면밀한 대책을 수립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태원 사고 이후 브리핑 과정에서 '경찰·소방을 미리 배치한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라는 등의 성급한 발언으로 논란이 됐던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도 결국 머리를 숙였다.

이 장관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행정안전위원회 '이태원 사고 현안보고'에서 "국가는 국민의 안전에 대한 무한 책임이 있음에도 사고 발생에 대해 국민 안전을 책임지는 주무 부처 장관으로서 이 자리를 빌려 심심한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이태원 참사 현안 보고에 앞서 자신의 발언에 대한 사과 인사를 하고 있다. 이 장관은 '경찰·소방을 미리 배치한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었다', '선동성 정치적 주장을 해서는 안 된다'고 했던 자신의 발언과 관련해 "경찰의 사고 원인 조사 결과가 발표되기 전까지는 섣부른 추측이나 예상은 삼가야 한다는 취지에서 드린 말씀"이라고 해명했다. 2022.11.01

윤희근 경찰청장도 "관계기관장의 한 사람으로서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고 했고, 남화영 소방청장 직무대리도 "다수의 사상자가 발생해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시사앤뉴스 허재원 기자 www.catn.kr

저작권자 ⓒ 시사 앤 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