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의회 기재위 행감 결국 무산…'초유의 사태'

국민의힘 "사태 원인은 지미연 위원장 개인적 일탈"
민주당 "대표직 둘러싼 권력다툼 파생된 갈등"

시사 앤 뉴스 승인 2023.11.20 20:09 의견 0

경기도의회 기획재정위원회 행정사무감사가 끝내 열리지 않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20일 경기도의회에 따르면 지난 10일부터 도의회 각 상임위원회는 도청·도교육청, 산하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행정사무감사에 돌입했지만, 행정사무감사 일정을 나흘 남긴 이날까지 기획재정위원회는 파행을 겪고 있다.

'2023년도 기획재정위원회 행정사무감사 계획서 채택의 건'은 지난 9일 제372회 정례회 제3차 본회의에서 부결됐다. 기획재정위원회가 사보임으로 타 상임위원회에서 온 이제영(국민의힘·성남)·이채영(국민의힘·비례) 의원을 감사위원에서 제외한 데 따른 결과다.

이후에도 내부적으로 해결책을 찾지 못하면서 기획재정위원회는 행정사무감사를 진행하지 못했다. 기획조정실, 감사관, 균형발전기획실, 평화협력국, 경기연구원 등에 대한 감사가 결국 이뤄지지 않은 것이다.

이번 사태의 발단이 된 것은 국민의힘 현 대표단과 전 대표단 소속 일부 의원 사보임이다. 전 대표단 지미연(국민의힘·용인6) 기획재정위원회 위원장은 사보임 결정에 반발, 두 의원을 감사위원에서 배제했다.

이에 도의회에서는 '네탓 공방'이 벌어졌다.

먼저 국민의힘 대표단은 전날 입장문을 통해 "기획재정위원회가 지난 7월 본회의에서 통과된 '사보임의 건'을 볼모로 9월 임시회에 이어 행정사무감사까지 파행하고 있다"며 유감을 표했다.

이어 "지미연 위원장을 비롯한 7명이 제기한 의회 의결 취소 가처분은 항고까지 기각되는 사법적 판단도 받았다. 그런데도 지 위원장은 기재위에 보임된 위원 2명을 감사위원에서 배제시키는 감사계획서 작성을 지시, 의결하는 야만스런 일을 저질렀다"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지 위원장 개인의 몽니로 인해 행정사무감사 파행이라는 사상 초유의 사태가 발생 중인 점은 경기도민 누구라도 이해하기 어렵다. 이 사태의 모든 원인은 지 위원장의 개인적 일탈 행위로 이는 의회를 기망하는 태도"라며 윤리위원회 회부 등 적극적인 대책을 강구하겠다고 경고했다.

또 "민주당 일부 의원들도 작금의 사태에 암묵적 동조로 행정사무감사 실시를 거부하고 있는 모습"이라고 꼬집었다. 국민의힘 소속 상임위원 2명이 감사위원에서 배제된 '행정사무감사 계획서 채택의 건'을 민주당 소속 의원들이 상임위원회에서 통과시킨 부분을 지적한 것이다.

더불어민주당 대표단에서는 파행 이유를 '국민의힘 내분'으로 꼽았다. 이들은 "국민의힘은 자당 대표직을 둘러싼 권력 다툼에서 파생된 사보임 갈등을 상임위원회 활동과 결부시켜 행정사무감사를 파행시켰다. 이 과정에서 국민의힘 소속 지미연 기획재정위원장은 보임된 자당 소속 2명 의원의 감사위원 자격을 의도적으로 배제하는 상식 밖의 일도 저질렀다"라고 비판했다.

이어 "사태가 이 지경까지 이른 데에는 독단과 독선, 상대를 인정하지 않는 불통으로 일관한 지 위원회 위원장에게 가장 큰 책임이 있다. 권력에 대한 욕심을 제어하지 못해 의회의 권위와 가치를 훼손했고, 도민의 불신을 불러왔다"라고도 했다.

그러면서 "도민의 염려와 기대를 저버리지 말고 지미연 기재위 위원장과 국민의힘이 문제를 잘 해결해 하루속히 도민의 민생을 해결하기 위한 책임정치의 길로 돌아와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경기도의회 관계자는 "행정사무감사가 열리지 않은 것은 의회 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정상적인 절차로 행정사무감사를 여는 방법은 사실상 없다"면서 "기획재정위원회의 새해 예산안 심사 여부도 불투명한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한편 도의회는 오는 23일까지 행정사무감사를 진행한 뒤 24일부터는 2024년도 예산안 및 조례안 등을 심사할 예정이다.

류홍근 기자 news7cat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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