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건설이 경기도 광명시에 조성하는 '철산역자이' 수영장 및 스카아이라운지 이미지. 2025.10.06. 사진/GS건설 제공
서울 강남 대단지의 전유물로 여겨지던 수영장과 스카이라운지가 이제 수도권과 지방 신축아파트의 '기본 옵션'으로 자리 잡고 있다.
6일 한국갤럽 '2025 부동산 트렌드 보고서'에 따르면 수요자들이 가장 선호하는 주택 특화 컨셉 1위는 '다양한 커뮤니티가 갖춰진 주택'(34%)으로 조사됐다. 전년 대비 9%포인트 증가한 수치다. 주거 공간을 넘어 삶의 질을 높이는 주택에 대한 관심이 빠르게 확산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피트니스·골프장은 이제 기본"
주택 수요자들의 눈높이가 높아지면서 건설사마다 단순 주거 기능을 넘어 일과 운동, 여가, 취미까지 즐길 수 있는 '만능 공간'을 선보이는 고급화 경쟁이 치열하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최근 '얼죽신'(얼어 죽어도 신축) 열풍이 일고 있는 것도 차별화된 커뮤니티 시설이 반영된 결과"라며 "피트니스 센터, 골프연습장은 이제 기본이 됐고 수영장, 스카이라운지, 조식 서비스 등 특화 시설이 마련돼야 주목받는 시대"라고 말했다.
재건축·재개발 수주전에서도 고급 커뮤니티 시설은 조합원의 표심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다. 기존 아파트도 커뮤니티 시설 리모델링에 나서고 있다.
2008년 입주한 서울 송파구 잠실동 '리센츠'는 지난 4월 송파구로부터 커뮤니티 시설 확장 허가를 받아 리모델링을 진행 중이다. 국내 첫 커뮤니티 시설 리모델링 사례로, 수십억 원의 비용이 들지만 아파트 가치를 높이기 위한 투자를 단행했다.
◆ 수도권·지방으로 확산되는 프리미엄
고급 아파트의 척도로 여겨지던 수영장과 스카이라운지가 서울 강남권을 벗어나 수도권과 지방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GS건설은 경기 광명시 철산동 '철산역자이'에 3개 레인 수영장과 별도의 유아풀, 체온유지풀, 사우나를 조성한다. 24층 클럽 클라우드에는 스카이라운지, 교보문고 북 큐레이션, 북라운지, OCS(Open Coffee Station) 등 휴게문화 공간도 마련된다.
우미건설의 경기 오산시 '오산 세교 우미린 레이크시티'는 유아풀을 갖춘 실내수영장, 서동저수지 조망 스카이라운지, 게스트하우스를 선보인다.
한화 건설부문이 울산 남구 무거동에 분양하는 '한화포레나 울산무거'는 축구장 절반 크기인 약 3600㎡ 면적에 게스트하우스 등 다양한 커뮤니티시설을 마련했다.
현대건설의 부산 동래구 '힐스테이트 사직 아시아드'에는 31층 높이 스카이라운지와 함께 부산 지역 최초 스크린야구장이 들어선다.
지난 4월 분양한 현대엔지니어링·포스코이앤씨 컨소시엄의 '힐스테이트 더샵 상생공원 1단지'는 경북 포항 최초의 조·중식 서비스 운영 단지로 화제를 모았다.
◆ 라이프스타일이 곧 아파트 가치
아파트는 이제 단순히 잠을 자고 쉬는 공간이 아니다. 출근 전 수영으로 하루를 시작하고, 퇴근 후 스카이라운지에서 여유를 즐기며, 주말엔 단지 내 북카페에서 독서를 하는 '라이프스타일 공간'으로 진화하고 있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커뮤니티 시설은 입주민의 삶의 질을 높일 뿐 아니라 아파트 자산 가치를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라며 "앞으로도 차별화되고 특화된 커뮤니티 시설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종룡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