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마스크 착용 시민 늘어…"독감·미세먼지 탓"

곳곳 마스크 착용한 시민들 늘어나
"독감 환자 오름세에 미세먼지 때문"

시사 앤 뉴스 승인 2023.11.22 08:38 의견 0

코로나19 종식으로 '노마스크' 자유를 만끽하던 시민들이 다시 마스크를 쓰고 있다. 최근 독감이 크게 유행하고 있는 데다 미세먼지 농도가 짙은 날이 잦아지면서다.

지난 21일 오후 서울 동대문구 전농1동 곳곳에선 마스크를 쓴 채 걸어가는 행인들이 많이 눈에 띄었다. 근처 편의점과 약국에 들어가 마스크를 산 뒤 그대로 쓰고 나오는 이들도 있었다.

청량리역 주변에서 마스크를 착용한 채 버스를 기다리던 20대 김모씨는 "요새 주변에서도 독감에 걸렸다는 사람들이 많아 혹시 몰라 마스크를 썼다"며 "한동안 마스크를 쓸 것 같은데, 코로나 때로 돌아간 거 같아 뭔가 이상하기도 하다"고 말했다.

관악구에 사는 30대 직장인 주모씨도 최근 현관문 옆에 마스크를 잔뜩 쌓아놓고 출근할 때마다 들고 나가고 있다. 주씨는 "출근할 때 대중교통에서 콜록거리는 사람들이 많이 보여 불안해 마스크를 사놨다"라며 "오히려 마스크를 다시 쓰니 안전하다는 느낌이 들어 좋다"고 말했다.

질병관리청이 지난 16일 발표한 45주차(11월5~11일) 감염병 표본감시 주간소식지에 따르면 독감 의사환자분율은 외래환자 1000명당 32.1명이었다.

최근 유행 추이를 살펴보면 40주 14.6명에서 41주 15.5명→42주 18.8명→43주 32.6명→44주 39명→32.1명으로 대체로 증가세를 보였다.

최근 5년간 같은 기간 기준 유행과 비교해도 2018년 7.8명→2019년 7명→2020년 3.1명→2021년 3.3명→2022년 11.2명→2023년 32.1명으로 올해가 눈에 띄게 높은 수준이다.

독감 유행과 더불어 최근 미세먼지가 '나쁨' 수준을 보이는 날이 늘어난 것도 '도로 마스크' 현상과 무관하지 않다.

구로구에 사는 박민지(29)씨는 지난주 온라인 쇼핑몰을 통해 마스크를 대량으로 사들였다. 최근 들어 미세먼지가 심한 날이 많아졌고, 올겨울 들어서도 농도가 짙어질 것이라는 이야기를 들어서다. 박씨는 "코로나가 끝난 이후엔 마스크는 다시 안 쓸 거라고 다짐했는데, 요새 미세먼지도 또 안 좋아지고 있어 대량으로 사놨다"고 전했다.

온라인 쇼핑몰의 마스크 구매 관련 상품평에도 "마스크 의무 착용이 해제됐지만 독감 걸린 사람들이 기침을 해대니 필수로 사용해야 할 것 같아 구매한다" "미세먼지 너무 심해서 건강 지키려 산다" 등의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미세먼지 측정 사이트인 에어코리아에 따르면, 이날 미세먼지 농도는 전 권역이 대체로 '보통' 수준을 보였으나 내일(22일)은 대기 정체로 미세먼지가 축적돼 중서부 지역을 중심으로 미세먼지 농도가 다소 높겠고, 그 밖의 전국에서도 '한때 나쁨' 수준을 보이겠다. 이후 목요일은 중서부 '한때 나쁨', 그 밖의 전국은 '보통' 수준을 보이겠다.

아울러 이주환 국민의힘 의원이 국립환경과학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초미세먼지 겨울철 전망' 자료에 따르면, 올겨울(다음달부터 2024년 2월까지) 초미세먼지 농도가 지난해(24㎍/㎥)보다 높을 확률이 50%에 달했다. 유사하거나 낮을 확률은 각각 30%, 20%였다.

또 고농도 일수도 지난해(12일)보다 많은 확률이 50%였다. 유사하거나 적을 확률은 각각 30%, 20%였다.

정재훈 가천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마스크를 쓰는 경우 감염병에 걸릴 확률이 크게 낮아지고, 미세먼지 등에 대한 방어 효과도 좋다"라며 "외출 시 마스크를 쓰면 자신과 다른 사람 모두를 안전하게 지킬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전했다.

허재원 기자 news7cat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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