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이혼 9.3만건…6쌍 중 1쌍 '황혼이혼'

통계청, 2022년 혼인·이혼 통계 발표
황혼이혼 비중 10년새 7.5%→16.8%
1997년 이후 최저

시사 앤 뉴스 승인 2023.03.17 00:33 의견 0

지난해 국내 이혼 건수가 3년 연속 줄면서 25년 만에 10만건 미만으로 떨어졌다. 이혼한 부부 6쌍 중 1쌍은 30년을 함께 살다가 갈라선 것으로 이 같은 '황혼 이혼'은 10년 사이 두 배 가까이 늘었다.

16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2년 혼인·이혼통계'를 보면 지난해 이혼은 9만3000건으로 전년보다 8.3%(8300건) 감소했다. 코로나19가 처음 발생한 2020년(-3.9%) 이혼 건수가 3년 만에 감소하기 시작해 2021년(-4.5%)에 이어 3년 연속 남이 되길 선택한 부부가 줄었다.

연간 이혼 건수가 10만건 미만으로 줄어든 것은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가 발생한 1997년(9만1000건) 이후 무려 25년 만이다. IMF 외환위기 충격이 본격화한 1998년 11만건(11만6000건)을 넘어섰고, 2003년 16만7000건으로 정점을 찍은 뒤 2014년(11만6000건)까지 11만건을 넘겼다.

2015년부터는 11만건(10만9000건) 밑으로 떨어진 뒤 감소폭이 줄다가 2019년 일시적으로 11만건(11만1000건)을 넘었지만 지난해까지 3년 연속 감소폭이 커졌다.

인구 1000명당 이혼 건수를 나타내는 조이혼율은 1.8건으로 전년(2.0건)보다 0.2건 줄었다. 이는 1970년 관련 통계 작성 이래 최저다. 배우자가 있는 유배우 인구의 이혼율도 3.7건으로 전년(4.0건)보다 0.3건 감소했다.

혼인이 지속적으로 줄면서 이혼 건수에도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혼인 건수는 2011년 32만9000건에서 11년 연속 줄어 지난해 19만1000건에 그쳤다.

평균 이혼 연령은 남성이 49.9세, 여성이 46.6세로 전년대비 각각 0.2세, 0.1세 줄었지만 10년 전과 비교하면 남자는 4.0세, 여성은 4.6세 높아졌다.

연령대별로 보면 남성은 40대 초반에서 이혼율이 1000명당 6.9건으로 가장 많고, 40대 후반(6.8건), 50대 초반(6.5건) 순이다. 여성은 40대 초반이 7.6건으로 가장 많고, 30대 후반(7.5건), 40대 후반(7.1건) 순으로 조사됐다.

이 같은 전반적인 이혼 감소 추세 속에 최근 몇 년 사이 급격히 늘어나고 있는 '황혼 이혼' 증가세는 다소 주춤했지만 여전히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지난해 30년 넘게 부부의 연을 이어오다 갈라선 건수는 1만5700건으로 전년보다 12.4%(2200건) 줄었다. 다만 전체 이혼 건수의 16.8%를 차지하며 이혼한 6쌍 중 1쌍은 30년 넘는 결혼 생활에 종지부를 찍었다. 2012년 전체 이혼 건수의 7.5%에 불과하던 황혼 이혼 비율은 2017년 10%대(10.9%)를 넘긴 뒤 10년 사이 두 배 넘게 증가했다.

임영일 통계청 인구동향과장은 "혼인 건수가 지속적으로 감소했기 때문에 이혼 건수도 전반적으로 감소하고 있다"며 "60세 이상이나 55세 이상에서도 그 동안은 이혼 건수가 계속 늘다가 (지난해) 감소하며 감소 폭이 더 늘어난 영향으로 볼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미성년 자녀가 있는 부부의 이혼은 3만8900건으로 전체 이혼의 41.7%를 차지했다. 이는 전년보다 5.5% 줄어든 것으로 지속적인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미성년 자녀가 없는 이들의 이혼은 5만1200건으로 11.6% 줄었다.

협의 이혼 비중은 77.3%로 전년대비 0.5%포인트(p) 감소했다. 반면 재판 이혼 비중은 22.6%로 0.5%p 증가했다.

외국인과의 이혼은 6000건으로 전년과 유사한 수준이지만 전체 이혼 중 외국인과의 이혼 구성비는 6.2%로 전년보다 0.1%p 늘었다. 이혼한 외국인 중 아내 국적은 중국(38.1%), 베트남(26.3%), 태국(7.9%) 순이었다. 남편 국적은 중국(36.8%), 일본(15.4%), 미국(12.9%) 순이다.

시사앤뉴스 허재원 기자 www.cat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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