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한파에 부동산 개업... 2019년 9월 이후 최저치 기록
7월 전국 신규개업 1074개소 불과
"폐업, 비관적 시각이 더 많다는 것"
시사 앤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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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8.23 0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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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심한 부동산 거래한파가 지속되면서 지난달 신규 개업한 공인중개업소 수가 약 3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23일 한국공인중개사협회에 따르면 7월 전국 신규개업 공인중개업소는 1074개 업소로, 2019년 9월(994개) 이후 약 2년10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또 7월 한 달간 935개 업소가 폐업하고, 78개 업소가 휴업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6월 폐업(1148개) 및 휴업(81개) 건수와 비교하면 다소 줄어든 수치지만 여전히 높은 수치였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서울과 경기를 각각 남북부로 나누고, 6개 광역시와 8개 시도를 합해 총 18개로 구분한 권역 중 9개 권역에서 폐업 및 휴업 비율이 신규 개업보다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공인중개업소 수가 순감한 지역은 지난 2월 세종 외에는 올해 단 한 곳도 없었으나 지난 6월부터 갑자기 9개 권역으로 증가했다.
공인중개사협회 관계자는 "경북·경남 등 영남 지역이 특히 많이 힘들어하고 있고, 인천은 지난 7월 올해 처음으로 개업보다 폐·휴업이 더 늘었다"며 "이외에도 서울북부·대구·대전·세종 등 거래량이 급속히 줄어든 대도시 중심으로 폐·휴업이 집중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공인중개사 수도 지난 4월(11만8280명), 5월(11만8860명), 6월(11만8924명)에 계속 상승세를 이어오다 지난달에는 11만8917명을 기록, 하락세로 꺾였다.
이처럼 공인중개업소의 개업 감소 및 폐·휴업 증가는 극심한 국내 부동산 거래절벽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실제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을 중심으로 부동산 거래량은 몇 달째 꾸준히 감소하고 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에서 거래된 아파트 거래 건수는 605건에 그쳤다. 등록 신고 기한이 계약 후 30일 이내라는 점을 고려하면 8일 밖에 시간이 남지 않은 상황이기에 7월 서울 거래량은 1000건에도 못 미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서울 북부의 한 공인중개사는 "매수 문의나 손님은 거의 없는 상황"이라며 "집값이 2~3년 전에 이미 너무 많이 올랐기 때문에 지금 매매를 한들 실익이 없다. 재건축을 하더라도 이후 차액이 발생해야 하는데 살 사람도 팔 사람도 타산이 안 맞다 보니 거래가 안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산 동구의 한 공인중개사는 "요즘 너무 조용하다. 실거래 매물이 거의 안 뜨고 있지 않느냐"며 "급매물이 나와도 거래는 안 되고 있다보니 꼭 매도해야 하는 사람들은 애가 타고, 그렇지 않은 사람들은 관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집값 하락의 중심지로 꼽히던 대구의 한 공인중개사는 "정책이 너무 많이 이랬다 저랬다 해서 정리가 안 되는 상황인데 고객들은 부동산에 너무 기대고 있어 똑바로 안 하면 부동산이 다 책임지라고 한다"며 "(중개업소가) 너무 많은 책임을 지고 있는데 또 중개 수수료는 정부에서 다 내려놓았다"고 토로했다.
공인중개사협회 관계자는 "폐업을 한다는 것은 현 상태만 보는 것이 아니라 앞으로의 전망도 낙관적 시각보다는 비관적 시각이 더 많다는 것"이라며 "중개업소 폐·휴업이 늘어나고 있다는 것은 공인중개사들도 당분간은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고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시사앤뉴스 이우현 기자 www.cat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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