갯벌에 고립된 노인을 혼자 구하려다 숨진 고(故) 이재석 경사의 영결식이 진행된 15일 오전 인천 서구 인천해양경찰서에서 김용진 해양경찰청장이 헌화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5.09.15.

김용진 해양경찰청장이 갯벌 고립자 구조 과정에서 순직한 고(故) 이재석 경사 사건과 관련해 사의를 밝혔다. 취임 7개월 만이다.

김 청장은 15일 오후 입장문에서 "순직한 해경 사건과 관련한 대통령님의 말씀에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며 "이 사건의 진실 규명과 새로운 해양경찰로 거듭나는 데 도움이 되고자 사의를 표명한다"고 말했다.

앞서 이재명 대통령은 "2인 1조 원칙이 지켜지지 않았다는 보도와 은폐 의혹 증언이 있다"며 "해경이 아닌 외부 독립기관을 통한 철저한 조사를 진행하라"고 지시했다.

이 경사는 11일 새벽 인천 옹진군 영흥도 꽃섬 인근 갯벌에서 구조 활동 중 숨졌다.

그는 밀물에 고립된 중국 국적 70대 남성이 발을 다쳐 움직이지 못하자 자신의 부력조끼를 벗어 건네고 함께 이동하던 중 실종됐으며, 약 6시간 뒤 심정지 상태로 발견됐다.

해경은 이번 사건과 관련해 외부 전문가 6명으로 진상조사단을 구성했다. 조사단은 ▲2인 1조 출동 원칙 준수 여부 ▲추가 인원 투입 시점 ▲구조 장비 지참 여부 ▲상황 보고 시점 등을 조사할 예정이다.

해경 관계자는 "CCTV, 무전 녹취록, 드론 촬영분 등 자료를 유족에게 제공했으며, 조사단 활동을 통해 사고 경위를 객관적으로 확인하겠다"고 말했다.

김 청장은 경북 영주 출신으로 서울대를 졸업하고 행정고시(42회)에 합격한 뒤 2008년 해경 간부로 임용됐다.

이후 해경청 대변인, 울산해양경비안전서장, 해경청 차장, 중부해경청장을 거쳐 올해 2월 제20대 해양경찰청장에 취임했으나, 이번 사건으로 7개월 만에 자리에서 물러나게 됐다.

허재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