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노력만으로는 저출생 극복에 한계"... 오세훈 시장 토로(吐露)

한반도미래인구연구원과 업무 협약
"기업들이 저출산 극복의 열쇠 쥐어"

시사 앤 뉴스 승인 2024.03.26 09:08 의견 0

오세훈 서울시장은 기업의 동참 없이는 저출생 추세를 바꾸기 어렵다며 기업의 태도 변화를 주문했다.

오 시장은 25일 오후 서울시청에서 한반도미래인구연구원의 정운찬 이사장과 '저출생 극복, 아이 키우기 좋은 기업 확산 업무 협약'을 체결했다. 한반도미래인구연구원은 인구 구조 변화가 가져올 미래를 예측하고 대응 방안을 연구하는 기관이다.

협약에 따라 양측은 기업의 저출생 극복 노력을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수단인 가칭 '인구 위기 대응 K-ESG(환경·사회·지배구조) 지표'를 도입한다.

한반도미래인구연구원이 이 지표를 개발했다. 이 지표는 해당 기업이 출산·양육 지원, 일과 가정의 양립 지원, 출산 장려 기업 문화 조성 등 저출생 극복을 위해 어떤 노력과 실천을 하고 있는 지를 세부 지표를 통해 평가한다.

오 시장은 이날 협약식에서 저출생 문제 심각성을 재차 강조했다. 그는 "지금 우리 사회가 당면한 가장 큰 위기를 꼽으라면 두말할 것 없이 저출생 위기"라며 "저출생 심화로 우리는 국가 소멸을 걱정해야 할 정도로 위기 상황에 직면해 있다"고 언급했다.

이어 "그동안 서울시는 저출생 문제 극복을 위해서 정말 다양한 정책을 열심히 추진해 왔다"며 "2022년 8월에 전국 최초로 양육자의 행복에 초점을 맞춘 '엄마 아빠 행복 프로젝트'를 발표한 바 있다. 올해는 양육자뿐 아니라 예비 양육자까지 포괄하는 '탄생 응원 서울 프로젝트'를 통해 1년간 약 1조8000억원을 투입하는 등 저출생 대책 마련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오 시장은 서울시 정책만으로는 저출생 위기를 극복하기 어렵다고 인정했다. 그는 "서울시의 노력 만으로는 이제 저출생을 극복하는 데 한계가 왔다"며 "특히 여성들은 출산과 육아로 인해 경력이 단절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 때문에 출산을 포기하고 있다. 결국 기업들이 저출산 극복의 열쇠를 쥐고 있는 셈"이라고 말했다.

오 시장은 기업이 저출생 극복에 적극 동참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대한상공회의소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2016년 전후로 인구 구조가 경제 성장을 촉진하는 인구 보너스 구간에서 저출생 고령화가 경제 성장을 제약하는 인구 오너스(생산 연령 인구의 비중이 하락하면서 경제 성장이 지체되는 것) 구간으로 진입했다"며, "이러한 현실에서 저출생으로 인한 노동 인력 감소와 소비 시장 위축의 가장 큰 피해자가 다름 아닌 기업이 될 수 있다. 아이 키우기 좋은 기업이 되는 것은 결국 기업의 생존을 위한 문제"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오 시장은 저출생 극복에 나서는 기업들을 돕겠다고 밝혔다.

그는 "서울시는 한반도미래인구연구원과의 업무 협약을 통해 저출생 극복을 위한 기업의 노력을 독려하고 과학적인 지표를 통해서 우수한 기업들을 발굴 지원하고자 한다"며 "뿐만 아니라 기업의 적극적인 역할을 강조하고 선도적인 사례를 확산시켜서 더 많은 기업들의 동참을 이끌어내기 위해서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 이사장도 이날 협약식에서 "여성이 일과 양육을 병행할 수 있는 사회적 환경은 출산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요인이다. 하지만 여성들은 일과 육아를 병행하기 어렵고 보육 환경까지 열악해서 육아로 인한 경력 단절을 가장 우려하고 있다"며 "출산과 육아에 친화적으로 기업 문화를 바꿔 나가는 것이 시급한 과제"라고 언급했다.

허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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