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전국 최초 고립은둔 청년 실태조사… 3월 중 종합지원대책 추진

시사 앤 뉴스 승인 2023.01.18 21:51 의견 0
서울시청 전경. 2022.10.20.

서울시는 최근 사회적 관심이 커지고 있는 고립은둔 청년에 대한 정확한 실태파악과 분석을 위해 지난 ’22년 5월부터 12월까지 고립은둔 청년 실태조사를 전국 최초로 실시하고, 1.19(목) 결과를 발표했다.

서울시는 이미 ’20년부터 심리적 어려움, 취업 실패 등 다양한 이유로 사회진출에 어려움을 겪는 ‘고립청년’, 집 밖으로 나오지 않는 ‘은둔청년’의 사회복귀를 위한 맞춤형 프로그램(밀착상담, 사례관리, 관계형성, 진로탐색, 취업역량강화, 공동생활, 예술치료, 자조모임 등)을 제공해왔다.

특히, ’22년에는 ’21년(298명) 대비 2.5배가 넘는 총 757명(고립청년 520명, 은둔청년 237명)을 발굴해 다양한 맞춤형 프로그램을 제공했다.

고립청년에게는 진로탐색, 관계기술 등 프로그램을 886회 제공하여 1,165명(중복참여 누계)이 참여했고, 은둔청년은 3,671명(중복참여 누계)이 심리상담과 정서건강 등 지원 프로그램을 제공 받았다. 특히, 은둔청년 20명은 실제 집 밖으로 나와 취업 및 일경험, 대학 진학 등 자립에 성공했다.

한편 지난 ’21년 12월「서울특별시 사회적 고립청년 지원 조례」가 제정되었고, 이를 근거로 이번 실태조사가 이루어지게 되었다.

이에 따라, 서울시는 아직 제도화되지 않은 초기 단계로서 고립·은둔청년 사업을 보다 체계적으로 설계하고, 효과적인 지원대책까지 제공할 수 있는 실질적 근거가 확보됐다는 입장이다.

이번 조사는 고립·은둔청년의 규모 추정을 위한 가구조사(청년 상주하는 가구 대상)와 고립·은둔청년의 전반적 생활실태를 파악하기 위한 청년조사(서울시 일반청년 대상)로 나누어 온라인으로 진행했다. 또한 실제 고립·은둔 생활을 하는 당사자와 지원기관 실무자 대상으로 심층조사(FGI, IDI)까지 실시해 조사 결과의 정확성을 높였다.

조사 결과, 서울 청년 중 고립·은둔청년 비율은 4.5%로 추정되며, 이를 서울시 인구에 적용할 경우 최대 12만 9천명에 이를 것으로 산출된다.

한편, 전국 청년(만19~39세 기준) 대상으로 범위를 넓힐 경우, 국내의 고립·은둔청년은 약 61만 명에 이를 것으로 볼 수도 있다.

서울시는 조사과정에서 정밀한 기준 설정을 위해 고립, 은둔청년의 개념부터 정의했는데 ‘고립’은 현재 정서적 또는 물리적 고립상태에 놓인 자로 고립 상태가 최소 6개월 이상 유지되는 경우로, ‘은둔’은 현재 외출이 거의 없이 집에서만 생활하며 은둔 상태가 최소 6개월 이상 유지되고, 최근 한 달 내 직업‧구직 활동이 없던 경우로 규정했다.

고립·은둔 생활을 하게 된 계기는, ‘실직 또는 취업에 어려움(45.5%)’이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고, 이어 ‘심리적, 정신적인 어려움(40.9%)’, ‘다른 사람과 대화하거나 함께 활동하는 등 인간관계를 맺는 것이 어려움(40.3%)’ 순으로 확인되었다.

특히 고립‧은둔청년은 서울시 청년 전체 평균보다 성인기 전후로 더 많은 부정적 경험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성인기 이전에는 ‘가족 중 누군가가 정서적으로 힘들어했던 경험(62.1%)’, ‘집안 형편이 갑자기 어려워진 경험(57.8%)’, ‘지인으로부터 괴롭힘과 따돌림을 당했던 경험(57.2%)’ 등이 있던 것으로 조사되었다. 성인기 이후에는 ‘원하던 시기에 취업을 못했거나(64.6%)’, ‘원했던 직장에 들어가지 못했던 경험(60.7%)’ 등 주로 취업 실패 등에 대한 경험을 안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한편, 고립‧은둔청년 중 55.6%는 거의 외출을 하지 않고, 주로 집에서만 생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그러한 생활의 지속기간은 ‘1년 이상~3년 미만(28.1%)’, ‘3년 이상~5년 미만(16.7%)’, ‘10년 이상(11.5%)’ 순으로 나타나, 은둔 생활이 5년 이상 장기화 된 청년 비율도 28.5%로 매우 높게 나타났다.

고립‧은둔청년 중 본인 가구의 사회경제적 수준이 보통보다 낮다고 응답한 비율이 64.7%이며, 이는 일반청년의 응답 31.4%에 비해 2배 이상 높은 수치이다. 또한 본인의 경제적 수준도 ‘매우 부족함(51.6%)’, ‘약간 부족함(33.5%)’으로 나타나 일반청년(각 15.2%, 35.6%)보다 큰 차이가 나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고립‧은둔청년은 자신의 신체적 건강상태에 대해 43.2%가 나쁘다고 응답해, 일반청년(14.2%)보다 3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정신건강 관련 약물 복용 여부에 고립·은둔청년은 18.5%가 복용한다고 답해 일반청년 8.6%보다 2배 이상 높고, 고립·은둔청년 10명 중 8명은 ‘가벼운 수준 이상의 우울(이중 중증수준 이상은 57.6%)’을 겪고 있어, 우울증 예방관리, 진단·치료에 지원정책의 연계 필요성을 확인했다.

고립‧은둔 생활에서 벗어나고 싶다고 느낀 적이 있는지 여부에 대해 10명 중 5명(55.7%) 이상이 ‘그렇다’고 응답하였고, 10명 중 4명(43%) 이상은 실제 벗어나기 위한 시도를 해 본 것으로 확인되었다.

이를 위해 시도한 것으로는, ‘취미활동(31.1%)’, ‘일이나 공부(22.0%)’, ‘병원 진단 및 치료(15.4%)’, ‘심리상담(10.2%)’ 순으로 나타났다.

고립‧은둔청년에게 필요한 지원방안으로 ‘경제적 지원(57.2%)’이 가장 높았으며, ‘취미, 운동 등의 활동(44.7%)’, ‘일자리나 공부 기회(42.0%)’, ‘심리상담(36.8%)’ 순으로 다양하게 밝혀졌다.

특히, 연령대별로 차이가 있어, 20대는 ‘취미, 운동 등의 활동’이나 ‘심리상담’, 30대는 ‘경제적 지원’을 많이 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경제적 지원’의 의미에 대해, 당사자와의 심층 인터뷰조사 결과, 고립·은둔생활 극복을 위해 필요한 ‘의식주 차원의 지원’을 언급했고, 지원방식은 단순 현금 지급보다는 바우처 형태의 지원을 희망했다.

또한 고립‧은둔청년 자녀를 둔 가족에게 필요한 지원방안으로 ‘고립과 은둔에 대한 이해 프로그램(22.4%)’, ‘부모와 자식 간 가족 상담(22.1%)’이 높게 나타나, 가족의 경우에는 고립·은둔청년 자녀를 이해하고 함께 소통할 수 있는 상담이나 교육을 주로 희망하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김철희 서울시 미래청년기획단장은 “고립‧은둔 청년의 사회적 문제가 심각해지면서 당사자 중심의 섬세한 정책설계가 필요해졌고, 이에 서울시가 전국 최초로 실태조사를 시행해 유의미한 결과값을 확보했다.”라고 하며, “이제 고립·은둔청년이 실제 큰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지원 방안을 마련해, 그 청년들이 다시 사회로 나와 안전하고 편안한 삶을 누릴 수 있도록 구체적인 사업을 마련해 제공하겠다”고 덧붙였다.

시사앤뉴스 허재원 기자 www.cat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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