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생애 첫 주택' 30대 매수세 증가…3개월 연속 1.7만명

신생아 특례대출 시행…9억 이하 아파트 매수세 활발
주택공급 부족·전셋값 상승…임대 수요 매매로 전환

시사 앤 뉴스 승인 2024.07.12 10:00 의견 0

최근 서울 부동산시장에서 30대가 이른바 '큰 손'으로 부상하고 있다. 서울 아파트값이 16주 연속 상승한 가운데 '영끌족(영혼까지 끌어모아 빚을 내 집을 산 사람)'들이 부동산 시장으로 돌아오고 있다.

12일 법원 등기정보광장의 소유권이전등기(매매) 신청 매수인 현황에 따르면 올해 1∼6월 전국에서 생애 첫 집합건물(아파트·오피스텔·다세대주택 등)을 구입한 이들은 총 20만7155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15만8198명)보다 약 31% 증가한 수치다.

연령별로 30대 생애 첫 집합건물 구입의 경우 지난 4월부터 6월(등기완료일 기준)까지 3개월 연속 1만7000명대의 소유권이전등기가 완료된 것으로 조사됐다. 전국 기준으로 ▲4월 1만7635명 ▲5월 1만7606명 ▲6월 17326명으로, 2021년 5월(2만314명) 이후 올해 4월 30대 생애 첫 집합건물 구입 등기완료 건수가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른바 영끌족 성지로 불렸던 '노도강(노원·도봉·강북)' 지역의 집값 회복세가 갈수록 뚜렷해지고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노원구 상계동 '노원아이파크(전용면적 180㎡)'는 지난 5월 16일 9억2000만원에 거래돼 신고가를 찍었다. 2017년 종전 신고가인 7억3000만원보다 1억9000만원 오른 금액이다. 또 지난달에 강북구 수유동 '삼성타운(전용면적 84㎡)'이 5억1300만원에, 도봉구 창동 '세인트라디움(전용면적 52㎡)'는 2억3750만원에 각각 거래돼 신고가를 기록했다.

생애 최초 주택을 장만한 비율이 높아진 데는 최저 연 1%대 신생아특례대출 등 정책금융 상품이 출시된 영향이 크다. 지난 1월 출시된 신생아특례대출은 9억원 이하, 전용면적 85㎡ 이하 주택에 대해 최대 5억원을 연 1.2~3.3%의 초저금리로 빌려주는 상품이다. 당초 부부 합산 연 소득이 1억3000만원보다 낮아야 신청할 수 있었지만, 하반기부터 2억원, 내년부터 3년간은 2억5000만원으로 소득 기준이 상향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은행권 가계대출이 6월 기준 전달 보다 6조 원 늘며 7개월 만에 최대로 늘었다. 주담대 증가폭이 5조7000억원으로, 한 달 만에 1조2000억원으로 확대됐다.

권대중 서강대 일반대학원 부동산학과 교수는 "치솟는 전·월셋값과 전세사기, 주택 공급 부족 등의 여파로 앞으로 집값이 더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리면서 젊은 세대들이 주택 매입에 나서고 있다"며 "은행권 주택담보대출 금리마저 2%대까지 하락하면서 주택 임대차시장에 머물기보다 이 기회에 영끌로 대출을 받아 부동산 사려는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허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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