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첫 주 서울의 아파트 매매가격이 강남3구(강남·서초·송파) 등 선호지역을 중심으로 18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사진은 5일 서울 시내 아파트. 2025.06.05.
이른바 '한강벨트'라고 불리는 마포, 성동구의 아파트값 상승세가 심상치 않다. 마포구에서는 처음으로 아파트 평균 거래값이 15억원을 돌파하는 등 집값이 급등하고 있다.
앞서 정부는 지난 3월 말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구)와 용산의 모든 아파트를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확대 재지정했지만, 집값 상승세는 좀처럼 꺾이지 않고, 집값 상승세가 인근 지역으로 번지는 '풍선효과'가 나타나고 있다는 지적이다.
서울 아파트값이 급등하면서 9개월여 만에 최고 주간 상승률을 기록했다. 강남3구(강남·서초·송파)에 집중됐던 가격 상승세가 주변 지역으로도 확산하는 모습이다.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이달 둘째 주(9일 기준)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보다 0.26% 상승했다. 지난해 8월 넷째 주(8월 26일 기준) 0.26% 상승한 이후 40주 만에 최대 상승폭이다.
지역별로 송파구가 0.71% 상승하며 가장 많이 올랐고, 강남구가 0.51%로 뒤를 이었다. 송파구와 강남구의 주간 상승률은 지난 3월 셋째 주(송파 0.79%·강남 0.83%)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송파구와 맞닿은 강동구는 0.50% 상승하며 2018년 9월 둘째 주(0.80%) 이후 6년 9개월 만에 최대 상승폭을 나타냈다. 서초구(0.45%)와 성동구(0.47%), 마포구(0.45%), 용산구(0.43%) 등도 상승했다.
또 마포구 아파트 평균 거래가 15억원을 처음 돌파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마포구의 평균 아파트 가격(12일까지 신고건 기준)은 지난달 15억1102만원으로 집계됐다. 급등장이었던 2021년 9월 평균가격 13억6500만원과 비교하면 10% 넘게 급등한 것이다. 다만 거래 건수는 4~5월 각각 340여 건 수준(이날 집계 기준) 큰 차이는 없어 상승 거래가 전체 평균가를 끌어올린 것으로 추정된다.
실제 마포구에서는 연초 대비 3억원 가까이 오른 단지들이 나왔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3일 마포구 공덕더샵(전용면적 84㎡)는 이달 3일 21억원에 매매돼 신고가를 경신했다. 앞서 지난 2월 18억원에 거래된 것과 비교하면 한 달 새 3억원(약 17%) 올랐다.
성동구에서도 신고가가 속출했다. 래미안옥수리버젠(전용면적 84㎡)는 지난달 23억5000만원에 신고가를 경신했다. 지난 1월(19억원) 거래된 것과 비교하면 4억5000만원 올랐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최근 성동구와 마포구 등 한강벨트를 중심으로 집값 급등세를 보이는 것과 관련해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 가능성을 내비쳤다. 오 시장은 지난 11일 서울시의회 정례회 시정질문에서 "성동구의 집값이 빠른 속도로 오르고 있다"며 "상당히 긴장한 상태로 시장을 지켜보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토허제는 가급적 사용하지 않는 게 바람직하지만, 시장이 비상상황이면 쓸 수 있다"고 말했다.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되면 주택을 거래할 때 반드시 지방자치단체장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또 2년 이상 실거주하는 경우에만 매매가 허용돼 전세를 끼고 집을 사는 갭투자가 불가능하다. 세대원 전원이 무주택자여야 하고, 유주택자일 경우 기존 주택을 1년 이내 모두 매각해야 한다.
부동산 시장에선 한강벨트를 중심으로 아파트값이 급등하자 토지거래허가구역을 추가 지정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다만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더라도 이른바 '똘똘한 한 채' 선호현상으로 신고가를 경신하는 사례가 이어졌고, 집값 확산세가 또 다른 지역으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도 여전하다.
전문가들은 토지거래허가구역을 확대하더라도 효과가 제한적이라고 진단했다.
허재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