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무조정 신청 급증…. 5년 새 34% 상승

신복위 채무조정 신청자 33.8%↑
재테크·주택구입 채무 2030세대 급증

시사 앤 뉴스 승인 2023.03.16 04:00 의견 0
김소영(왼쪽)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이 9일 서울 중구 신용회복위원회 중앙 서민금융통합지원센터를 방문하고 있다. <사진=금융위원회>2022.11.09.

이런저런 이유로 돈을 빌린 뒤 빚을 갚지 못해 채무조정제도의 문을 두드린 차주가 5년 새 34%나 증가했다.

부동산과 주식·코인 투자 등 이른바 '빚투'에 따른 2030세대의 채무조정 신청이 폭증한 가운데 전 세대에 걸쳐 생활비와 주거비 부담도 작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15일 신용회복위원회가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오기형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제출한 채무조정 관련 현황 자료에 따르면 채무조정 신청자는 2018년 10만3277명에서 지난해 13만8200명으로 5년새 33.8% 증가했다.

연령별로 보면 60대 이상 고령층이 109.3%로 가장 큰 폭의 증가세를 기록했으며 이어 20대 43.9%, 50대 41.2%, 40대 19.8%, 30대 14.1% 등의 순이었다.

신청자가 증가함에 따라 채무조정을 받게 된 확정자도 2018년 9만3136명에서 지난해 12만1101명으로 30% 늘었다.
채무조정 신청자의 채무발생 사유(중복선택 가능)를 보면 빚투로 인한 채무가 폭증한 것을 알 수 있었다.

'재테크 시도 등'으로 인해 빚을 지게 됐다는 채무조정 신청은 2018년 1063건이었지만 지난해에는 6068건으로 6배 가까이 됐다. '주택구입자금 마련'으로 채무가 발생했다는 신청도 같은 기간 1089건에서 2473건으로 2배 넘게 증가했다.

특히 2030세대의 빚투로 인한 채무조정 신청이 큰 폭으로 증가했다.

20대 채무조정 신청자 가운데 채무발생 사유로 재테크 시도 등을 꼽은 응답은 2018년 90건에서 지난해 1243건으로 12배 넘게 늘었으며 30대도 같은 기간 313건에서 2139건으로 7배 가까이 증가했다.

주택구입자금 마련이 빚을 지게 된 원인이라는 채무조정 신청건도 같은 기간 20대가 47건에서 164건으로 전 연령대에서 증가율(248.9%)이 가장 높았다. 30대도 5년새 319건에서 650건으로 2배 넘게 증가했다.

다만 재테크나 주택구입 외에 삶에 꼭 필요한 생활비나 주거비 때문에 빚을 지게 된 채무조정 신청건은 나이와 관계 없이 대부분 연령대에서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채무발생사유로 '부족한 생계비 충당'을 꼽은 채무조정 신청건은 2018년 6만4943건에서 지난해 11만4502건으로 76.3% 증가했다. 연령별 증가율은 60대가 158.3%로 가장 높았으며 이어 20대 96.5%, 50대 87.7%, 40대 59.3%, 30대 50.8% 등의 순이었다.

전월세 등 '임차보증금 마련' 때문에 빚을 지게 됐다는 신청건도 같은 기간 1058건에서 2575건으로 143.4% 늘었다. 연령별 증가율은 60대가 254.2%로 가장 높았으며 이어 20대 152.8%, 50대 145.8%, 30대 136.2%, 40대 124.3% 등의 순이었다.

자녀 또는 본인의 '학자금 마련'을 채무발생 사유로 꼽은 신청건은 같은 기간 1784건에서 2872건으로 61% 늘었다. 연령별 증가율은 30대와 20대가 각각 165.9%, 146.4%를 기록했으며 60대 47.3%, 40대 19.1%, 50대 16.4% 등의 순이었다.

신용회복위원회의 채무조정제도는 과다한 빚을 정상 상환하기 어려운 차주들을 대상으로 이자 및 채무 감면, 상환유예, 분할상환 등을 통해 재기를 돕는 프로그램이다.

시사앤뉴스 허재원 기자 www.cat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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