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전세 비중 두 달째 높아져... 월세 감소.

2월 서울 전세 거래량 '1만건' 회복
전셋값 하락에 월세→전세 이동

시사 앤 뉴스 승인 2023.03.10 05:30 의견 0

서울 아파트 임대차 계약 중 전세가 차지하는 비중이 두 달 연속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전셋값이 큰 폭으로 하락하면서 월세 대신 전세를 선택하는 세입자들이 늘어난 영향으로 보인다.

9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올해 2월 서울 아파트 전체 임대차 계약은 1만8878건인데 이 중 전세 계약이 1만926건으로 57.9%를 차지했다.

서울 아파트 전세 비중은 지난해 10월 57.7%에서 11월 53.2%로 떨어졌고, 12월은 49.5%로 월세가 전세를 앞질렀다.

그런데 올해 1월 56.5%로 전세 비중이 다시 확대됐고, 2월에도 57.9%로 전세 계약이 더 많아졌다.

특히 2월에는 전세 거래가 1만926건으로 지난해 10월(1만730건) 이후 4개월 만에 1만 건을 회복했다. 거래 신고 기한(1개월)이 이달 말까지 남아있는 점을 감안하면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전세 비중이 커지고 있는 것은 전셋값 하락 영향이 크다. 전세의 월세화 현상으로 전세 수요가 줄면서 역전세난이 심화하는 등 전셋값이 급락세를 보이고 있다. 반면 월세가 늘면서 월셋값은 계속 오르자 다시 전세로 수요가 이동하고 있다는 것이다.

KB부동산에 따르면 올해 들어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1월 -2.09%, 2월 -1.20% 등 -3.29% 변동률을 보였지만 같은 기간 전셋값은 -6.61%로 매매가보다 2배 이상 하락 폭이 컸다.

실제 서울에서는 지난해 최고가 대비 보증금이 수억 원씩 내린 전세 거래가 이어지고 있다.

강동구 '고덕그라시움' 전용면적 84㎡는 지난달 21일 보증금 6억원에 신규 전세 계약이 맺어졌다. 이는 지난해 최고가인 보증금 10억원 대비 4억원 떨어진 것이다.

서초구 반포동 '반포자이' 전용 84㎡는 지난해 5월 보증금 22억원에 전세 계약이 맺어졌는데 지난달에는 같은 면적이 보증금 12억원에 계약됐다.

이에 반해 아파트 월세가격은 오름세를 이어가고 있다. 서울의 KB아파트 월세 지수는 지난달 105.9로 KB부동산이 관련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2015년 12월 이후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강북지역(한강 이북 14개구) 아파트 월세 지수는 전월 대비 0.3p(포인트) 오른 106.6, 강남지역(한강 이남 11개구) 월세 지수는 지난달보다 0.4p 상승한 105.3으로 집계됐다.

당분간 전셋값 약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이면서 전세 갈아타기 수요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여경희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전셋값 약세가 지속되는 만큼 수도권 아파트 시장 위주로 갱신권을 사용하지 않고, 낮은 가격에 신축이나 학군, 직주근접 등이 용이한 지역으로 갈아타려는 수요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시사앤뉴스 이우현 기자 www.cat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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