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수원재즈페스티벌'현장사진 . 2023.09.16.

국내외 최정상급 재즈 보컬리스트와 연주자들이 공연을 선보인 '2023 수원재즈페스티벌'이 16일 수원의 최고 경관을 자랑하는 광교호수공원 일원에서 성료됐다.

이날 공연은 오후 4시 30분부터 오후 9시까지 약 4시간 30분에 걸쳐 광교호수공원 재미난밭(스포츠클라이밍장 앞 잔디광장)에서 열렸다.

전국적인 비 소식에도 공연 시작 전부터 무대 앞에 조성된 직경 114m의 잔디광장에는 재즈 음악을 감상하려는 시민들과 관객들이 '우산 부대'를 형성한 모습이 이색적인 장면을 연출했다.

시민들과 관객들은 질서정연하게 잔디밭에 설치한 돗자리와 텐트, 캠핑의자에 자리를 잡아놓고 가을밤 재즈 선율을 즐길 만반의 준비를 했다.

리허설을 위해 무대에 오른 출연진들이 잠깐씩 재즈 음악을 들려줄 때는 귀를 쫑끗 열고 개성 넘치는 가창력과 연주에 빠졌다.

가족과 친구, 연인 단위 등으로 공연장을 찾은 시민들은 직접 준비해온 간식과 음식을 비롯해 행사장 주변에 마련된 푸드트럭에서 판매하는 먹거리를 즐겼다.

올해는 코로나19 이후 3년 만에 처음 열려 대중성에 초점을 맞췄던 작년 공연과 달리 재즈 본연의 장르적 특성에 집중한 출연진들로 라인업을 꾸렸다.

첫 무대를 장식한 스트릿재즈 빅밴드인 '바스커션'은 흥겨운 리듬의 재즈 음악으로 관객들을 들썩이게 했다.

바스커션은 공연을 시작하는 첫 번째 주자인 만큼 긴장감이 넘치는 무대에도 금관 장식의 트럼펫과 색소폰, 호른과 재즈 드럼으로 공연의 열기를 뜨겁게 달궜다.

뒤이어 두 번째 무대에 선 포맨피아노는 재즈피아노계를 대표하는 4명의 테크니션인 이영경·최현우·김광용·오환희가 서정적인 멜로디부터 역동적이고 화려한 테크닉을 구사해 낭만적인 분위기를 선사했다.

올댓리듬은 누구나 쉽고 즐겁게 관람할 수 있는 탭댄스 공연을 연출해 다양한 스타일의 작품을 통해 탭댄스의 다이나믹한 리듬과 매력을 느끼게 했다.

이날 공연의 백미는 단연 '웅산밴드' 무대였다. 아시아를 대표하는 재즈 보컬리스트인 웅산은 수원재즈페스티벌이 시작된 2014년부터 매년 공연장을 찾아 수원시민들에게 재즈 음악의 매력을 전해주면서 수원재즈페스티벌 안방마님으로 불리고 있다.

특히 코로나19 이후 4년 만에 수원재즈페스티벌 무대를 다시 찾아 자신만의 개성 넘치는 특유의 보이스로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웅산은 이날 공연에서 수년간 합을 맞춘 멤버들과 함께 가나다라 Bluse, I'm Not A Butterfly, Take Me To The River 등 재즈곡으로 객석을 압도했다.

한국재즈협회 회장이기도 한 웅산은 이날 관객들에게 "코로나19로 모두 고생이 많았는데 수원재즈페스티벌이 다시 열려 기쁘다"며 "수원시민들은 이러한 재즈페스티벌이 있다는 점에 자부심을 느끼셔도 된다. 많은 스태프와 출연진이 고생해 무대를 준비한 만큼 공연을 즐겨달라"고 말했다.

마지막 무대는 더 내셔널 빅밴드가 꾸몄다. 우리나라 펑키재즈의 거장인 트롬보니스트 이한진이 이끄는 빅밴드로서 가장 큰 매력인 브라스 리듬섹션에 특화된 연주로 웅장하면서 짜릿한 사운드를 선사했다.

협연 보컬로 노동림과 이희주가 함께 무대에 섰다. 노동림은 깊이 있는 재즈톤의 보컬로 감성적인 재즈를 노래를 들려주면서도 어느 순간에 무대를 휘어잡는 반전 매력을 선보였다.

이희주는 디즈니 메들리를 담은 유튜브 영상에서 2030만 뷰를 기록한 주인공으로, 재즈로 들어보는 디즈니 음악공연을 통해 관객들의 눈과 귀를 즐겁게 해줬다.

'2023 수원재즈페스티벌'이 공연이 열린 광교호수공원 재미난밭을 찾은 인원은 약 1만5000여 명으로, 시민들과 관객들은 마지막 무대가 끝날 때까지 촉촉한 가을비가 내리는 분위기 속에서 한껏 재즈 음악을 만끽했다.

이재준 수원시장은 “수원재즈페스티벌이 10년 가까이 열렸는데, 오늘 비가 오니까 공연이 더 멋스러워졌다"며 "그동안 시민들의 사랑과 관심 속에서 광교호수공원 잔디밭에서 개최했는데 너무 좋은 거 같다. 앞으로도 수원에서 계속 축제가 열린다. 모두 함께 즐겨달라"고 말했다.

김한규 기자 catn.news@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