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조지아주 엘라벨에 있는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 부지 내에 최근 문을 연 전용 교육센터 '현대 모빌리티 트레이닝 센터 오브 조지아' 내부 조감도. 사진/조지아 퀵스타트 갈무리 2025.09.18
최근 미국 이민당국의 불법 고용 단속으로 현대차와 LG에너지솔루션의 합작 배터리 공장에서 한국인 근로자 수백 명이 구금된 사건은 한국 기업들의 미국 내 고용 전략에 중대한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이 사건을 계기로 미국 내 현지 인력 교육 및 고용이 더 이상 선택이 아닌 필수로 떠오르면서, 특히 현대차그룹과 기아의 대응 방식이 주목받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전문 기술 인력이 부족하다면 외국 전문가들이 미국인들을 교육해야 한다”며 외국 기업의 투자뿐만 아니라 미국 노동자 훈련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러한 정부의 입장은 한국 기업들의 현지 인력 확보 방안을 근본적으로 재조정하는 계기가 되고 있다.
◆ 현대차, '현지 인력 교육' 강화로 대전환점 맞다
현대차그룹은 미국 조지아주와 협력해 **'현대 모빌리티 트레이닝 센터 오브 조지아'**를 개소하며, 현지 교육 시스템에 대한 본격적인 투자를 시작했다. 이 교육센터는 **조지아 기술대학 시스템(TCSG)**과 협력하여 전기차와 관련된 맞춤형 인력 양성 프로그램인 **퀵스타트(Quick Start)**를 제공한다. 퀵스타트는 1967년에 도입된 미국 최고 수준의 인력 양성 프로그램으로, 현지 기업들이 빠르게 숙련된 인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돕는다.
현대차와 LG에너지솔루션의 전기차 배터리 합작 공장이 위치한 HMGMA 단지 내에 새로 설립된 이 교육센터는 생산에 최적화된 인력을 공급하는 중요한 허브로 자리잡을 예정이다. 이를 통해 단기 비자와 같은 외국인 근로자 의존도를 줄이고, 현지 인력 교육 및 고용을 강화하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 기아, 교육 시스템 연계로 현지화 전략 심화
기아는 이미 조지아 웨스트포인트에 위치한 **'기아 조지아 트레이닝 센터'**를 통해 현지 인력 양성에 집중하고 있다. 2008년에 개소된 이 센터는 6500㎡ 규모로, 첨단 제조기술 교육과 유연한 커리큘럼을 제공하며, 변화하는 산업 요구에 맞춘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기아는 조지아주와 협력하여 퀵스타트 프로그램을 연계하고, 현지 인력 채용과 기술 교육을 동시에 진행하고 있다.
또한 현대차그룹과 SK온이 공동 설립한 전기차 배터리 합작법인 HSAGP 에너지는 50억 달러(약 7조원)를 투자해 연간 35GWh 규모의 배터리 공장을 건설하고 있으며, 이 공장도 조지아 퀵스타트와 차타후치 기술대학과 협력하여 기술 인력 양성을 지원한다.
◆미국 내 일자리 창출과 현지 경제 기여
한국 기업들의 현지 교육 강화는 단순히 인력 양성을 넘어, 미국 경제와 산업 성장에 기여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특히 현대차와 기아는 미국 내 생산기지 확장과 맞물려 일자리 창출을 실현하고 있으며, 이는 미국 내 경제 활성화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와 기아는 현지 교육 시스템과 밀접하게 연계하며, 단기적인 대응을 넘어서 장기적으로 미국 내 고용 생태계와의 상호작용을 강화하고 있다”며, “이 모델은 향후 한국 기업들의 미국 진출 전략에 있어 중요한 참고 사례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장기적 전략으로 자리잡을 한국 기업들의 모델

지난 2008년 3월 당시 기아의 대표이사 사장이던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 소니 퍼듀 전 조지아주지사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조지아 퀵스타트 홈페이지 갈무리) 2025.09.18
이번에 현대차그룹과 기아가 추진하는 미국 내 교육 및 고용 전략은 단기적인 대응이 아니라, 장기적으로 기업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한 중요한 전환점을 의미한다. 이들은 비자 단속이나 관세 불확실성 등의 외부 변수에 의존하지 않고, 자생적인 인력 생태계를 구축함으로써 미국 노동시장과의 밀접한 연계를 강화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향후 다른 한국 기업들이 미국 시장에 진출하는 데 있어 중요한 교훈이 될 것이다. 현지화와 기술 교육을 중심으로 한 전략은 한국 기업들이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고, 동시에 현지 경제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윈-윈 전략이 될 것으로 보인다.
최종룡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