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라왕 사망 (死亡)" ...'1139채 소유' 40대 임대업자

시사 앤 뉴스 승인 2022.12.13 08:15 의견 0
서울시내 아파트 단지 모습.

수도권에서 빌라와 오피스텔 1139채를 사들인 이른바 '빌라왕'이 갑자기 사망하면서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한 전세 피해자들이 속출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이에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은 "서민들이 전세피해로 눈물 흘리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응답했다.

12일 원 장관은 전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글을 올려 "수백억원대 '빌라왕'이 사망한 후, 많은 피해자들이 충격과 혼란에 빠졌다는 소식을 접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임대인이 사망했기 때문에, 살고 있는 집을 당장 비워줘야 하는 건 아닌지, 전세대출금을 바로 갚지 못해 신용불량자가 되는 것은 아닌지, 눈 앞이 아득해질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며 피해자들을 위로했다.

이어 원 장관은 "제가 확인해본 결과, 피해자분들은 상속절차가 진행되는 수 개월 동안은 현재 살고 계신 곳에서 계속 지내실 수 있다"며 "전세대출금 또한 주택도시보증공사(HUG), 주택금융공사, 서울보증보험이 운영하는 '전세대출 보증'의 연장이 가능하므로, 당분간은 크게 걱정하지 않으셔도 된다"고 설명했다.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40대 임대업자 김모씨는 지난 2020년부터 올해까지 수도권 빌라와 오피스텔을 갭 투자(전세를 낀 매매) 방식으로 사들였고, 올해 6월 기준 소유 주택은 1139채에 달했다.

그러나 그가 지난 10월 갑작스럽게 사망하면서 임차인들에게 불똥이 튀었다. 집주인이 사라지면서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하고 있고, HUG의 전세금 보증보험 역시 구상권을 청구할 집주인이 없다는 이유로 보상이 지연되고 있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집주인이 보증금 반환을 거부하면 전세금 보증보험에 가입한 임차인은 집주인에게 임대차 계약 해지를 통보하고, HUG는 이를 근거로 대위변제 작업에 착수해 먼저 임차인에게 보증금을 지급한 뒤 나중에 집주인에게 구상권을 청구한다.

그런데 집주인이 사망한 탓에 임차인들은 '계약 해지' 요건을 충족할 수 없게 됐고, HUG도 정상적으로 대위변제 절차를 진행할 수 없는 제도적 허점이 드러나게 된 것이다.

그에게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한 세입자들은 지난 4월께부터 온라인에서 피해자 모임을 만들고 있는데, 현재 피해가 확인된 가입자만 455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관련해 HUG 관계자는 "집주인 사망시에도 규정상 기준은 있다. 다만 그동안은 주택 수가 적어 웬만하면 상속을 다 받기에 상속을 가정하고 기준을 짜 놓았는데, 이번엔 일반적인 상황이 아닌 이유가 상속을 받을지 안 받을지가 문제가 됐기 때문"이라며 "(HUG에서도) 1000채가 넘는 다주택자가 사망한 경우는 처음"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난달 부모를 찾아가 설득했을 당시 부모 측도 '임차인들의 피해가 있으니 본인들이 어느 정도까지는 책임을 지고 상속을 받겠다'는 이야기까지는 나온 것으로 알고 있으나 상속 절차가 진행 중인지는 확실치 않다"면서도 "최종적으로 상속 절차가 이뤄지지 않더라도 법원에서 상속 관제인을 따로 지정하게 된다. 그 사람에게 임대차 계약 해지 통지를 하면 효력이 발생하고, 저희에게 보증 이행 청구를 할 수 있게 된다"고 전했다.

시사앤뉴스 허재원 기자 www.cat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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