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부진에도 '스팩株' 묻지마 급등…투자 주의보

시사 앤 뉴스 승인 2022.09.15 07:42 의견 0
코스피가 전 거래일보다 38.12포인트(1.56%) 하락한 2,411.42로 장을 마친 14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17.3원 오른 1,390.9원으로 장을 마쳤다. 2022.09.14.

증시가 부진한 흐름을 나타내는 가운데 스팩(SPAC·기업인수목적회사)들이 이상 급등세를 연출하고 있다. 특별한 이유 없이 강세를 나타내고 있다는 점에서 투자자들의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신한제6호스팩(29.96%)와 하나금융15호스팩(29.89%)이 상한가를 기록했다. 그외 IBKS제12호스팩(25.58%), 유안타제7호스팩(22.40%), 교보9호스팩(13.70%), IBKS제17호스팩(5.21%) 등도 무더기로 급등했다.

스팩은 비상장사와 합병을 목적으로 설립된 특수목적법인이다. 상장 후 1년 뒤부터 청산 기한인 3년 내로 합병 대상 기업을 찾아야 한다. 이 때문에 통상 합병 소식 전까지 주가 변동이 없으며 합병 발표 직후 주가가 오르는 게 일반적이다.

전날 급등세를 나타낸 스팩 역시 대부분 합병 대상 기업이 정해진 상태다. 신한제6호스팩(모코엠시스), 하나금융15호스팩(신스틸), IBKS제12호스팩(윙스풋), 유안타제7호스팩(핑거스토리), 교보9호스팩(밸로프) 등이 짝을 찾았다.

다만 해당 합병 재료 만으로 최근의 주가 상승을 설명하기는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합병 계획이 새롭게 발표된 것도 아닐 뿐더러 합병 관련 소식이 나오지도 않은 일부 스팩들의 주가도 함께 급등했기 때문이다.

결국 증시가 불안정한 흐름을 나타내자 상대적으로 시가총액 규모가 작은 스팩에 투기성 매수세가 몰리고 있다는 해석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실제 스팩들의 평균 시총은 100억원 안팎으로 몸집이 작은 데다 유통 물량도 많지 않아 적은 거래 대금으로도 주가 변동성이 커진다. 주가를 인위적으로 끌어올리려는 세력의 주요 타깃이 될 수 있는 셈이다.

또 스팩들의 일일 거래량이 전체 상장주식수를 훌쩍 뛰어넘고 있다는 점도 투기성 매수세가 이어지고 있음을 가늠케 하는 요인이다. 전날 신한제6호스팩의 회전율은 176.64%에 달했고 교보9호스팩(119.06%), 유안타제7호스팩(97.94%),하나금융15호스팩(87.17%) 등도 높은 회전율을 기록했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최근 스팩주의 급등은 단순 합병 기대감으로 인한 프리미엄이라기보다는 투기성 수급으로 움직이는 과열 상태"라면서 "이 같은 주가 과열이 장기적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낮기 때문에 투자에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시사앤뉴스 류홍근 기자 www.cat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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